1999년 폐교 이후 멈춰있던 동해분교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긴 잠에서 깨어난 학교는, 어린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릴 공간으로 새로운 시계의 태엽을 감았다. 정적인 독서를 넘어 온몸으로 책을 느끼고 체험하는 곳. 어린이들이 마음껏 읽고 뛰놀 독서체험관, ‘별바다’의 문을 함께 열어보자.
울산어린이독서체험관 ‘별바다’는 옛 동해분교 부지에 지어진 전체 면적 8,405㎡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이다. ‘독서체험관’이라는 이름처럼, 평면적인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움직임과 체험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을 체득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다.
별바다는 지난해 말, 두 달간의 시범 운영 기간에만 1만 명 이상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올해 정식 개관 이후, 방문객들이 더욱 쾌적하고 안전하게 시설을 즐길 수 있도록 주말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인 도서관이 아닌 만큼 도서 대여는 불가하니 알아두자.
공간은 크게 실내와 야외로 구분된다. 내부는 독서와 놀이를 테마로 두 개의 층이 나뉘며,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옥상 공간도 개방돼 있다. 학교 운동장이었던 야외에는 놀이 공간을 비롯해, 북캠핑의 낭만을 더한 가족마당까지 조성돼 있다. 안과 밖이 모두 즐거운 책 놀이터, 구석구석을 함께 살펴본다.
별바다의 시작점인 1층은 책과 친구가 되는 탐색의 공간이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실내 광장 ‘숲마루’는 자유롭게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이다. 그 옆으로는 영화 상영부터 전시까지 다양한 문화 행사가 진행되는 ‘라온숲’과,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는 북카페 ‘느루숲’이 있다.
학습과 집중을 위한 공간도 알차다.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정독실 ‘고요숲’과,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도토리공작실’도 마련돼 있다. 별바다에서 진행되는 모든 프로그램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주말은 당일 예약자에 한해 선착순으로 접수할 수 있다.
2층은 아이들이 온몸으로 움직이며 책 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역동적인 공간이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곳은 단연 ‘파도놀이터’. 아이들이 그물 위를 자유롭게 뛰어놀며 인공지능(AI)과 함께 나만의 그림책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입체적인 놀이 공간이다. 여기에 확장현실 미디어공간(XR존)에선 활동형 미디어 게임 등으로 디지털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그밖에도 트윈세대(Teenager+Between, 12~16세)를 위한 체험·창작 공간인 ‘아지트’는 물론, 그룹형 독서 공간 ‘물결방, 해솔방, 너울방’도 마련돼 있으니 친구나 가족 여럿이서 함께 들러 토론과 놀이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실내를 벗어나면 탁 트인 야외 공간이 펼쳐진다. 트리 클라이밍과 야외 놀이시설을 갖춘 ‘숲마당’과 ‘놀이마당’은 아이들의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정면으로는 바다 풍경이 펼쳐지는 뷰 맛집이기도 하다. 북피크닉을 즐기기에 제격인 ‘잔디마당’과, 별바다의 메인 포토존인 옥상의 ‘별빛마당’도 있으니, 다양한 공간에서 추억을 만들어보기를 추천한다.
대미를 장식할 공간, ‘가족마당’도 놓칠 수 없다. 이곳은 6동의 카라반이 마련된 야외 공간으로, 가족 혹은 친구와 여행 온 듯한 설렘 속에서 북캠핑을 즐길 수 있다. 가족마당은 오는 4월경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니 따뜻한 봄날, 책과 함께하는 특별한 하루를 계획해보자.
별바다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자”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여기서 한번 놀아볼까” 하고 손을 내민다. 그 손을 잡고 걷다 보면, 어느새 책은 놀이가 되고, 놀이는 기억이 된다. 독서란 꼭 책상 앞에 앉아 조용히 페이지를 넘기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아이의 첫 독서 경험이 조금 더 즐겁길 바란다면, 이곳 별바다가 충분히 좋은 출발점이 되어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