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소방관이 아닌 ‘소방차’, 경찰관이 아닌 ‘경찰차’를 말하는 시기가 있다. 어릴 적 한 번쯤은 빠져드는 ‘탈것’의 매력은, 어른이 된 뒤에도 헤어나오기가 쉽지가 않다. 아이에게는 설렘이고, 어른에게는 여전한 로망. 울산에는 그런 탈것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있으니, 바로 ‘주연자동차박물관’이다. 자동차부터 헬기, 비행기, 선박까지 사람이 탈 수 있는 모든 것이 한자리에! 이 흥미진진한 탈것의 세상 속으로, 지금 바로 들어가 보자.
주연자동차박물관은 2013년에 개관한 자동차와 프라모델 박물관이다. 외과 의사인 주연상 원장이 이곳을 만든 주인공으로, 모든 전시품은 주 원장이 취미로 모은 개인 소장품이다. 전시된 자동차들은 실제 엔진이 돌아가는 실물 자동차이며, 박물관에 전시된 조립장난감들은 모두 주 원장이 직접 조립한 작품이다.
1층 로비로 들어서면 넘쳐나는 자동차와 비행기 프라모델이 관람객을 반긴다. ‘운전석에 탑승 가능해요’라는 딱지가 붙어있는 자동차는 직접 타볼 수 있다는 것이 이곳만의 특별함이다. 참고로 주연자동차박물관은 주말만 상설로 운영되며, 평일 관람은 미리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1층부터 3층까지 오르다 보면 추억의 자동차들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마차를 닮은 최초의 현대식 자동차부터 달에 사람을 보낸 시기에 만들어진 로켓의 형상을 한 자동차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탈것의 세계가 이어진다. 특히 3층에는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한 국산 자동차들이 전시돼 있어 동시대를 지나온 이들에게는 소소한 추억 여행이 된다.
4층에는 주 원장이 직접 조립한 탈것 장난감이 전시돼 있다. 외과 의사는 수술대의 강한 조명으로 인해 일찍 시력 저하가 온다고 하는데, 주 원장은 시력이 안 좋음에도 돋보기를 이용해 프라모델들을 만들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조립장난감의 크기는 작지만, 그 안에 사람도 탑승해있어 생동감 넘친다. 전쟁에 사용되는 탱크, 헬기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거북선까지 다양한 모델 장난감들을 보면서 손수 하나하나 조립한 정성과 열정을 엿볼 수 있다.
박물관 곳곳에는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코너들도 마련돼 있다. 탈것들 색칠 도안, 장난감 자동차 운전 놀이, 그리고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는 방명록까지! 거기다 네비게이션이 없던 시절 꼭 가지고 다녔던 ‘대한민국 전도’를 구경하고, 내가 다녀온 여행지에 스티커를 붙이며 추억을 상기해볼 수도 있다.
관람 후에는 1층 장난감 판매 코너에서 자동차, 중장비 등 다양한 탈것 장난감을 구매할 수도 있다. 첫째에 밀려 서운한 둘째들을 위한 ‘둘째 할인’ 등 재미난 할인 행사도 진행되고 있으니, 이 또한 소소한 재미로 즐겨보면 좋겠다.
어릴 적 꿈꾸던 탈것이 현실로 다가오는 공간. 세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누군가에겐 추억이 되고, 누군가에겐 새로운 꿈이 될 공간. 이번 주말엔, 주연자동차박물관에서 탈것의 로망을 완전히 실현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