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에 온통 초록으로 익어가는 여름. 설렘의 봄을 보내고, 바야흐로 생기의 계절이다. 마침 여름을 대변할 축제가 여럿 예고된 상황. 알록달록 꽃길이 펼쳐질 장생포수국축제부터, 전통의 흥겨움을 전할 태화강마두희축제까지. 순서대로 모두 즐기며 여름의 서막을 활기차게 열어보자.
여름의 전령이라 불리는 수국. 매년 6월이면 형형색색의 수국이 만개한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서 수국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올해는 6월 7일부터 6월 29일까지, 무려 22일간 수국과 함께하는 근사한 나날을 보낼 수 있다.
축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열린다. 올해도 입장료 3,000원을 내면 수국사랑상품권 1,000원을 돌려받으니, 플리마켓, 푸드트럭에서 알차게 활용해보자. 웨일즈판타지움에선 고래 미디어아트를, 고래박물관에선 ‘신출귀몰 고래’ 특별전을 감상할 수 있으니, 이 또한 함께 즐겨보기를 추천한다.
송이송이 피어난 3만4천 본의 수국. 축제장인 수국정원 외에도 고래문화마을 곳곳이 꽃길이다. 흙의 산성도에 따라 꽃잎이 백색, 홍색, 청색으로 달리 피어난다고 하니, 카멜레온 같은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인생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장생포 전역에 설치된 수국 초롱 포토존을 찾는 것도 잊지 말자!
“동대산 한 줄기가 남쪽으로 바다를 향해 달리니 그 모양이 말머리와 같은데,
원래 서쪽을 돌아보지 않으므로 고을 사람들이 그 흘러감을 싫어하여 새끼줄로 그것을 끌어당김으로써 놀이로 삼았다.”
『학성지(1794)』 中
‘태화강마두희축제’는 전통 줄다리기인 마두희를 계승하기 위해 2013년부터 시작된 축제다. 마두희는 단오나 정월대보름에 지역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행해졌던 줄다리기로, 무려 320년의 역사를 가진 울산의 대표적인 풍속이다.
축제는 오는 6월 13일부터 3일간 중구 원도심과 태화강국가정원 일원에서 만날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마두희 큰줄당기기’. 수백 명의 시민이 하나 되어 줄을 당기는데, 그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직접 참여하는 이에게도, 관람하는 이에게도 잊지 못할 순간.
출처: 태화강마두희축제 공식 채널마두희 큰줄은 약 5t 분량의 볏집과 로프로 만들어지며, 올해 줄 제작에는 울산마두희보존회 전수 교육생과 일반 시민 80여 명이 함께 했다고 한다. 공식 홈페이지에 마두희 큰줄 제작 과정이 공개돼 있으니, 이 또한 함께 보기를 추천한다.
마두희 큰줄당기기 외에도 태화강에서의 수상줄당기기, 치맥페스티벌, 씨름 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맑고 선선한 초여름 날씨를 즐기며, 사흘 동안 흘러가는 축제의 시간을 빠짐없이 누려보면 좋겠다.
가볍게 피크닉을 떠나고 싶을 때 축제만 한 곳이 없다. 신록의 풍경, 풍성한 먹거리, 거기다 다채로운 즐길거리도 있으니. 계절의 전환점을 맞은 지금. 울산 고유의 축제를 차례로 즐기며 여름 속으로 천천히 걸어가 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