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말을 기르던 목장이, 아이들이 뛰노는 탐험길로 다시 태어났다. 동구 남목 마성에 조성된 ‘마니의 숲속 탐험길’이 바로 그곳. 말들이 맑은 산 공기를 마시며 힘찬 에너지를 얻었듯, 아이들은 그 속에서 숨 쉬며 건강 에너지를 충전한다. 몸도 마음도 튼튼해질 숲속 탐험, 우리 아이 고사리손 잡고 함께 올라보자.
‘마니의 숲속 탐험길’은 남목 마성 인근에 만들어진 어린이 친화형 탐방로다. 남목생활공원에서 남목마성을 거쳐 돌아오는 0.8km의 순환형 코스로 짧지만 알차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흙길과 나무 계단이 이어져 무난하게 오를 수 있으나, 중간 암석 구간이 꽤 가팔라 운동화 착용은 필수다.
시작점인 남목생활공원에는 운동시설과 어린이 놀이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볍게 몸을 푼 후 탐험을 시작하기 좋다. 놀이시설로는 짚라인, 원통 미끄럼틀, 타워 네트 등이 있으며, ‘나무 오르기’, ‘하늘 가르기’ 같은 이름이 불어 있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메타세쿼이아 나무 아래서 잠깐 쉴 수 있다는 것도 이곳만의 소소한 힐링이다.
준비운동이 끝났다면 이제 탐험을 시작할 차례다. ‘마니의 숲속 탐험길’ 팻말을 따라 숲길을 오르다 보면, 금세 마성놀이터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잠시 쉬어갈 나무 벤치와, 경사를 오르내리며 신체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클라이밍 놀이시설이 있다. 넓지는 않지만, 아이들과 잠깐 머물며 놀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여기서 더 오르고자 한다면, 꽤 가파른 암석길을 지나야 한다. ‘해파랑길’ 리본을 따라 조심스레 한 발 한 발. 지칠 만하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소소한 행복이다. 이따금 정성스레 쌓은 크고 작은 돌탑을 마주하는데, 알맞은 돌멩이를 찾아 소원을 얹는 것도 등산이 즐거워지는 나름의 재미다.
마성놀이터에서 약 10여 분이면 남목마성에 도착한다. 마성(馬城)은 과거 말이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목장 둘레를 돌로 막아 쌓은 담장으로, 조선시대 이곳에도 그런 담장이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말을 찾아볼 순 없지만, 탐방로 곳곳에 있는 말 캐릭터 ‘마니’가 이곳의 오랜 기억들을 지키고 있다.
남목마성을 지나 계단만 내려오면 시작지점인 남목생활공원이다. 중간에 하늘보기 쉼터, 마성마루와 같은 휴식공간이 있으니 녹음을 즐기며 쉬엄쉬엄 내려오기를 추천한다. 탐방로가 길진 않지만, 그렇다고 끝까지 걸을 필요는 없다. 아이와 함께라면 마성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고 되돌아와도 충분하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 흙냄새 섞인 바람,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 잠깐으로도 수없이 아름다운 순간을 마주하게 될 테니 말이다.
넘치는 에너지로 뛰어다니는 어린이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말이 힘차게 달려나가는 장면을 보는 듯하다. 맑은 공기와 푸른 나무들 사이를 달리며 쑥쑥 자라날 우리 아이들. 작은 탐험가들의 하루가 이 숲길 위에서 건강하게 채워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