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만화책 속 세상에 빠져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직관적인 그림과 간결한 대사. 어쩌면 단순하다 느낄 수 있지만, 그 장면 하나로 무한한 상상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만화책의 매력이다. K-웹툰 전설의 시작점. 이번에는 울산의 만화도서관을 찾아 만화책 한 권을 손에 쥐고 다른 차원으로의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울산에는 두 곳의 만화도서관이 있다. 중구의 산전만화도서관, 그리고 동구의 마성만화도서관이 바로 그곳. 고전 명작부터 최신 웹툰까지 서로 다른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골라 가는 재미도 쏠쏠. 만화책으로 대동단결한 공간, 지금 바로 들어가 보자.
울산 최초의 만화도서관인 ‘산전만화도서관’. 만화 전문 도서관이라는 타이틀답게 1만여 권의 만화책을 소장하고 있어 만화책 애호가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베스트셀러는 물론이고 신작 만화까지 갖추고 있는 만능 만화방. 순정, 스포츠·무협·액션, 추리, 어린이, 판타지·모험, 역사, 청소년, 웹툰 등 다양한 장르의 만화책을 한곳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도서관 건물 외벽은 외솔 최현배 선생의 한글 사랑을 기리고자 한글 자음으로 꾸며졌고, 책이 꽂힌 서가는 경상좌도병영성을 본떠 곡선 서가로 만들었다. 어느 한 곳도 허투루 넘길 수 없는 이곳. 만화책에 앞선 역사 공부는 덤이다.
만화책 외에도 태블릿PC가 준비된 ‘웹툰 열람 전용 좌석’과 만화 속 캐릭터를 직접 그려볼 수 있는 ‘라이트박스’, 그리고 예비 만화가들의 창작 공간인 ‘만화창작실’도 있다. 만화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도서관. 만화 속 세계관에 온전히 몰입하기에 제격인 공간이다.
동구에 자리한 ‘마성만화도서관’은 열람만 가능한 산전만화도서관과는 달리 만화책 대출까지 할 수 있는 만화 전문 도서관이다. 기존 남목작은도서관이 재개관한 공간인 만큼 일반 장서 포함, 2만여 권의 도서가 있다는 것이 특장점. 고전 만화, 신간 만화, 웹툰, 아동 전용 만화 등 다양한 만화책을 갖추고 있다.
서가 곳곳에 전시된 만화 캐릭터 굿즈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라는 것이 이곳의 매력이다. 자유롭게 앉거나 기대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신발을 벗고 입장해야 하니 참고하자. 책등이 약한 만화책 특성을 고려해 입구에 책갈피를 비치한 것도 센스 만점. 만화도서관 입구에 실외 공간도 있으니 실내외를 오가며 책을 읽는 것도 좋겠다.
때때로 우리가 찾는 건 복잡한 이야기나 깊은 사고가 아니다. 빠르게 책장을 넘기며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때가 있다. 짧고 강한 한 컷의 세계. 만화책 속에 푹 빠지고 싶은 날, 울산의 만화도서관으로 가벼운 나들이를 떠나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