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기 좋은 날씨는 찰나, 그 짧은 순간을 채우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오늘은 또 어떤 추억으로 순간을 채워나가 볼까. 인생의 모든 순간을 작품으로 전시하는 곳이 있이라면 채우기 충분하지 않을까. 단순히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것을 넘어 복합문화 공간으로써의 역할도 해내는 이곳, ‘잇츠룸’을 소개한다.
잇츠룸(It's room)은 IT기업 ‘아이티공간’에서 사옥의 로비 공간을 개방하면서 시작된 산업문화갤러리다. 165㎡ 가량의 넓은 전시 공간. 고풍스러운 조명 아래 세월이 묻은 엔틱(antique) 가구들이 눈에 띈다. 이 오랜 가구들은 울산 퇴직 노동자들이 사용하던 것. 산업문화갤러리라는 이곳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흑백의 여느 갤러리와는 달리 초록 벽면에 공간의 일부인 듯 걸린 작품들이 인상적. 자리마다 가구의 형태가 달라서 마음에 드는 자리에 골라 앉는 재미도 있다. 도심 가까이 열린 공간. 잠깐 들러 전시를 감상하거나,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 메뉴를 즐기면서 개인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좋겠다.
2021년 오픈한 이래 잇츠룸에서 진행된 전시는 20회 이상. ‘한 사람의 인생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 슬로건인 만큼, 누구나 작가가 되어 이곳에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중학교 2학년 이재홍 군의 ‘울산소년 기차역 만물전’이 열리기도 했다고.
현재 열리고 있는 전시는 우미채 작가의 개인전
카페 입구에는 ‘자화상’이라는 100호짜리 큰 작품이 걸려있는데, 작가는 이 작품을 그리며 자기 자신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힘들었던 과거를 달래고, 현재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미래의 모습을 꿈꾸며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는 작가의 말을 통해 나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도 상상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유기견, 눈치를 보는 것, 평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잇츠룸에 전시만 열리는 건 아니다. 매달 마지막 금요일 저녁에는 목소리가 작품인 이들의 근사한 공연도 열린다고 하니 이 또한 함께 자리해보기를 추천한다. 그밖에 장소 대관도 가능하니 조금 특별한 모임 장소를 찾는다면 이곳을 택해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는 살아가며 각자 다양한 재주와 개성을 갖게 된다. ‘사람이야말로 우리 인생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하는 이곳. 내 삶을 작품으로 남기고 싶은 누구나 환영이다. 지금 바로 잇츠룸의 주인공이 되어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