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추웠던 긴 겨울이 지나고, 하나둘 톡 터지는 꽃망울이 봄을 알린다. 꽃샘추위도 막을 수 없는 봄의 전령. 법.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개 내민 봄의 얼굴을 찾아, 이른 꽃 나들이를 떠나본다.
서릿바람에 굴하지 않고 피어나는 봄의 전령, 사군자(四君子)* 중 하나로 꼽히는 매화다. 울산에 이름난 매화 명소가 많지만, 조금 특별한 풍경을 찾는다면 ‘박상진의사 생가’에 들러보자. 옛 성현들의 사랑을 받은 사군자의 기품을 여실히 느낄 수 있을 테니. 꽃구경과 더불어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를 기리며 고즈넉한 고택을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 사군자: 매화·난초·국화·대나무로, 고결한 선비정신을 상징하는 문인화의 소재
이른 봄에 피는 꽃 중 가장 화려한 홍매화. 그 붉은 꽃잎을 마주하고서야 비로소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울산의 홍매화 명소로는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이 알려져 있는데, 모노레일을 타고 둘러볼 수 있어 가족 여행으로도 제격이다. 청명한 하늘 아래 붉게 번진 꽃망울.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진한 유혹에 푹 빠져 보기를.
* 사군자: 매화·난초·국화·대나무로, 고결한 선비정신을 상징하는 문인화의 소재
조선 후기 관아 건물이었던 이곳, ‘울산 동헌 및 내아’에도 샛노란 봄이 찾아왔다. 까만 기와를 물들인 노란 꽃잎. 봄이 되면 그 풍경을 직관하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매화와 함께 가장 먼저 봄을 전한다는 산수유. 300년 역사의 공간에서 돌아온 울산의 봄을 마중해보면 어떨까.
코끝을 파고드는 진한 향기. 울산대공원에는 빼꼼히 고개 내민 목련이 온몸으로 봄을 알리고 있다. 나무에 핀 연꽃이라 하여 ‘목련(木蓮)’. 몽우리에서 방긋 피어오른 하얀 꽃잎이 탐스럽기도 하다. 봄에 꽃을 피운 목련은, 가을에 주홍빛 열매로 결실을 이룬다. 목련이 지나는 계절, 그 고귀한 시간에 관심을 기울여보기를.
오래 기다린 만큼 반가운 봄. 한바탕 비가 쏟아지면 겨우내 꽁꽁 언 땅도 완전히 녹아내리리라. 오늘보다 더 따스해질 내일의 봄을 기다리며, 지천에 울려 퍼질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