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준비가 한창인 틈새, 떠나는 가을이 못내 아쉬울 때 들러보기 좋은 장소가 있다. 푸른 솔숲을 지나 바스락 낙엽길까지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곳. 동구의 ‘울산테마식물수목원’을 찾아 가을을 지나 겨울까지 천천히 걸어본다.
주전 몽돌해변에서 주전고개를 넘어 동구 시내로 들어오는 길목, 한적한 산속에 ‘울산테마식물수목원’이 자리하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 51,159㎡ 규모의 수목원에는 나무와 야생화, 야생초 등 1,500여 종의 식물들이 자연의 순리대로 피고 지며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각기 다른 테마로 조성된 20여 개의 정원이 일품. 한반도 지도를 입체 모형화해놓은 ‘한반도테마정원’, 무궁화 120여 종이 전시된 ‘무궁화원’, 100여 종의 덩굴장미로 이뤄진 ‘장미원’, 각양각색의 단풍나무가 늘어선 ‘단풍원’ 등 사계의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의 색조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입구서부터 향긋한 로즈마리가 그윽한 인사를 건네고, 걷는 곳마다 각기 다른 조각상이 재미를 더한다. 바스락 낙엽 소리가 퍼질 때면 진한 가을의 여운도 물씬. 지도를 보고 따라가도 좋지만, 거미줄처럼 얽힌 길을 따라 자유롭게 거닐어보기를 추천한다. 현재 ‘수목원-정원 스탬프 투어(→ 관련 콘텐츠 바로보기(클릭))’도 진행 중이니, 이 또한 함께 참여해보자.
로즈마리-장미원-텃밭정원-단풍원-무궁화원-한반도테마정원-동물의정원-활엽수원-암석원-관목원-암각화폭포원-조각공원(잔디광장)-침엽수원-화목원-전시온실-갤러리
→지도 자세히 보기(클릭)이곳 수목원의 하이라이트는 ‘동물의 정원’. 한반도테마정원 뒤편에 있는 동물의 정원에선 이구아나, 도마뱀, 앵무새 등의 파충류, 조류, 포유류를 눈으로 직접 보고 교감할 수 있다. 동물에게 먹이주기, 승마체험 등 이색 체험도 즐길 수 있어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인기 만점. 동물의 정원 입장료 및 체험 요금은 수목원 입장료와는 별도이니 참고하자.
수목원 관람 후 동물의 정원까지 알차게 즐겼다면 전시온실에서 잠깐 몸을 녹이며 하루 산책을 마무리해보면 좋겠다. 바나나, 부겐베리아, 귤나무 등 온대성 식물이 들어찬 공간. 온실 속에서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하루 산책을 마무리해보면 어떨까. 어느 한 곳도 놓칠 수 없는 이곳. 긴 시간을 내어 구석구석 여유롭게 둘러보기를.
울산수목원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꼭 이 계절이 아니어도 좋다. 시끌벅적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만끽하고 싶은 어느 날, 망설임 없이 훌쩍 떠나올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