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는 가을. 푸르던 산들이 어느새 단풍 옷 갈아입고 상추객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울산에는 명산이 많은데, 그중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을 찾는다면 천마산이 제격이다. 단풍과 편백이 어우러진 호젓한 숲길.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가을 산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으니 온 가족 함께 들르기에도 좋다. 편백 향 그윽한 가을 산, 함께 올라보자.
울산 북구 달천동에 있는 천마산은 해발 236m의 높지 않은 산으로, 초보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특히 이곳은 편백 숲길로 유명한데, 5ha 면적에 수령 30년 이상의 편백나무 8,500여 그루가 심겨 있어 사계절 편백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피톤치드 향이 그윽한 이곳. 피톤치드는 식물이 자연적으로 방출하는 휘발성 물질로, 사람의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흡수되어 면역 증진, 스트레스 해소 등의 이로운 작용을 한다. 편백은 다른 나무보다 5배 더 많은 피톤치드를 내뿜는다고 하니, 이곳은 그야말로 치유의 숲이다.
입구에서 편백산림욕장까지는 0.7km, 천마산 정상까지는 1.7km 거리. 쉬지 않고 오르면 정상까지 1시간 정도면 도착하는데, 크게 가파르진 않으나 안전을 위해 등산화 착용은 필수다. 등산이 부담된다면 편백산림욕장까지만 가도 좋다. 하늘까지 높게 솟은 편백나무 사이에 설치된 삼림욕대. 이곳에 누워 피톤치드를 마시는 것도 비할 데 없는 행복이다.
울창한 숲길을 걷다 보면 반가운 동물 친구들도 만난다. 도토리 먹는 다람쥐, 딱딱 나무를 쪼는 딱따구리, 그리고 산길 옆으로 난 얕은 계곡 속에는 1급수에만 서식하는 가재와 도롱뇽도 있다. 가끔 등산로로 잘못 들어온 뱀을 만날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 아이들과 생태체험을 하러 오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다만 도롱뇽은 천연기념물이므로 무조건 방생해야 한다는 점 잊지 말자. 온 가족 함께 가재를 잡고, 편백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숲길을 따라가 정상에서 단풍까지 즐기는 한때. 언제든 부담 없이 들를 수 있어 더욱 좋은 이곳 천마산으로, 짧은 가을 여행 떠나오면 어떨까.
긴 더위에 늦게 찾아온 단풍. 울산에선 10월 말 즈음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일 년 중 가장 화려한 가을의 산. 눈 깜빡할 새 겨울 채비를 시작할 테니, 꼭 시간을 내어 찰나의 아름다움을 담아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