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돼지고기 가공육보다는 신선육 소비가 훨씬 높다. 삼겹살을 사랑하는 우리 민족의 특성상 구이 문화가 발달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육가공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도 가공육 소비를 꺼리는 이유다.
하지만 모든 가공육이 몸에 나쁜 건 아니다. 육고기를 가공하면서 사용되는 각종 화학첨가물이 문제인 것. 질 좋은 고기에 천연 재료만을 사용하면 어떨까. 울산에서 시작한 수제 가공육 브랜드 ‘도시외양간’을 찾아, 건강한 가공육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았다.
울산대공원 남문으로 가는 길목, 초록빛 잔디가 드넓은 도시외양간의 공간을 만날 수 있다. 도시에 외양간이 들어오면 이런 모습일까 상상하게 되는 푸릇한 풍경.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외양간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도시외양간’이라 이름 지었다고 하니 딱 어울리는 작명이다.
도시외양간은 울산에서 생산된 돼지로 가공육을 만드는, 울산 최초의 수제 가공육 전문점이다. 이곳이 특별한 건 화학첨가물을 없이 천일염과 제철 농산물만을 사용해 햄과 소시지를 만든다는 것. 맛도 좋은 데다 재료에 충실하니 더욱 믿을 수 있는 먹거리다.
무엇보다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도시외양간의 최대 장점. 이곳 도시외양간 쇼룸에서는 햄과 소시지를 눈으로 보고 구매할 수 있고, 가공육을 재료로 한 음식을 맛보거나, 또는 수제소시지 만들기 체험까지 해볼 수 있다. 가공육의, 가공육에 의한, 가공육을 위한 공간. 박우진 대표를 만나 도시외양간을 깊게 들여다보았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건강한 가공육을 만듭니다”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지역에서 생산된 돼지 신선육으로 수제 햄 등 약 60여 가지의 정육 가공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도시외양간 박우진 대표입니다.
수제 가공육 전문점,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요식업에 종사하면서 자연스레 고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삼겹살 등 신선육 소비가 높고, 가공육은 몸에 안 좋다는 인식이 많아요. 그래서 건강하고 맛있는 소시지를 선보여 그 인식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비선호 부위를 활용한다면 축산농가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고요. 사실 유럽에서는 가공 기술이 굉장히 고급 기술로 인정받거든요. 그래서 더 전문적인 기술로 제대로 소시지를 만들고자 독일의 육가공 전문 교육기관에서 마이스터 과정을 수료했고, 지금의 도시외양간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도시외양간은 어떤 공간인가요.
2020년에 도시외양간 브랜드를 만들고 수제 가공육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 울산에서 도시외양간 쇼룸을 오픈했는데요. 고객들이 매장에 직접 방문해 수제 햄을 경험하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저 육가공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넘어 수제 소시지를 직접 만들고, 브런치로 맛볼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9월까지는 팝업스토어 등의 일정으로 체험을 잠시 중단하였는데요. 10월부터 다시 선보일 예정이니 체험을 원하는 고객분들께서는 그때 다시 찾아주시면 됩니다.
도시외양간 가공육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저희 도시외양간의 가공육에는 방부제나 전분 등의 인공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최상품의 운육과 향신료만 사용하고, 3년 숙성한 천일염으로 맛을 냅니다. 맛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두고,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건강한 가공육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별한 햄이 있다고 들었어요.
저희 도시외양간의 시그니처 제품인 ‘고기빵’인데요. 고기를 1분에 4,000번 커팅해 빵틀에 구운 제품입니다. 식빵 모양으로 생긴 햄이라 고기빵이라 이름 지었는데요. 구워 먹어도 되지만, 차갑게 먹을 수도 있어 간식, 안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오리지널 맛과 주전몽돌, 부추청량, 초리조, 커리 등 다섯 가지 맛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울산의 제철 재료를 활용한 메뉴라 더욱 특별합니다.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요.
제조를 늘리기보다는 다양성을 늘리는 육가공전문점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앞으로의 꿈은 울주지역에 도시외양간 테마타운을 만드는 건데요. 소세지 체험을 즐기면서 우리나라 전통 한옥까지 체험하는, 한곳에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100년을 보고 가는 브랜드인만큼 지금은 미비하지만 언젠가는 꿈이 완성되어 있을 날을 기대해봅니다.
햄과 소시지의 재발견. 이번 주말에는 도시외양간을 찾아 가공육에 대한 편견을 깨보면 어떨까. 좋은 재료로 만드는 건강한 가공육. 앞으로는 인공 첨가물 없는 햄과 소시지로, 우리 가족의 식탁을 건강하게 채워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