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가장 덥다는 삼복(三伏)이 지났지만, 한낮 더위는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가을 문턱에서도 30도를 웃도는 날씨. 마지막 더위에 까마귀 머리 벗어진다는 속담이 있듯, 여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늦더위를 이겨낼 막바지 피서가 필요한 지금. 발만 담가도 더위가 가시는 계곡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산 아래 꼭꼭 숨은 피서지, 보석 같은 울산의 계곡을 소개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은 울산.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자연이 이룬 아름다움의 극치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녹음 우거지는 계절이면 그 멋이 배가 되는데, 울창한 숲과 그 아래 흐르는 맑은 계곡은 여름에 꼭 봐야 할 비경이다. 산 좋고 물 맑은 우리의 계곡, 함께 살펴보자.
① 내원암계곡
고요한 산중에 자리하고 있는 내원암계곡. 이곳은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 영남 제일의 탁족처로, ‘영남의 소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크고 작은 바위 사이로 작은 소(沼)가 만들어져 있어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 온 가족이 함께 갈 피서지를 찾는다면, 내원암계곡을 찾아보자.
울산 울주군 온양읍 대운상대길 225-92
② 철구소
영남알프스 3대 소로 꼽히는 배내골 철구소. 1급수에만 산다는 가재, 소라 등이 서식하는 청정지역으로, 유리알처럼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최대 수심이 5m에 달하는 깊은 구간이 있으니, 구명조끼, 튜브 등 안전 장비를 꼭 착용하기를 추천한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829
③ 작천정계곡
작천정계곡은 울산 시민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피서지다. 크고 작은 암석 사이로 미끄러지듯 흐르는 계곡물. 물이 깊지 않고 잔잔하니 가족 단위로 들르기에도 좋다. 물놀이 끝에는 널따란 너럭바위에 앉아 쉬기를 추천. 따스한 햇살 아래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울산 울주군 삼남읍 등억알프스로 133
④ 석남사계곡
석남사계곡은 가지산 동쪽에 자리한 석남사를 끼고 흐르는 계곡이다. 고즈넉한 산사의 풍광이 어우러진 명소. 계곡 길이는 짧지만, 물이 차고 맑아 한낮의 더위를 식히기에는 제격이다. 피서의 마무리는 산림욕. 온통 수목으로 우거진 석남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피로했던 몸과 마음이 시원하게 회복되니, 이 또한 함께 누려보기를.
울산 울주군 상북면 석남로 557
선풍기나 에어컨이 없던 시절, 옛 선조들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으로 더위를 이겨냈다고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여름. 우리 민족의 가장 오래된 피서법으로 더위 한 김 제대로 식혀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