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가 지나고 본격 더위가 찾아왔다. 뜨거운 삼복더위의 시작.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지치는 이 여름을 어떻게 잘 보낼 수 있을까. 여름은 길고 휴가는 짧으니 짬을 내어 다녀올 수 있는 나만의 피서지를 찾아보자.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울산에선 발길 닿는 곳 모두 피서이니. 만약 하루 코스의 여행을 계획한다면, 낮과 밤이 다른 진하해수욕장에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낮에는 시원한 물놀이를, 밤에는 멋진 야경으로 더위를 날릴 수 있는 곳. 울산 시민의 알짜배기 피서지, 지금 바로 초대한다.
울산의 대표 피서지인 진하해수욕장은, 물이 맑고 얕은 데다 백사장이 널찍해 여름만 아니라 사시사철 사람들이 모여드는 명소다. 동해안 트레킹 명소인 해파랑길 코스이기도 하며, 해안 드라이브 코스인 31번 국도에 속해 있기도 하다.
2km에 걸쳐 이어지는 금은빛 모래밭. 발이 푹푹 들어가는 고운 백사장 뒤로는 푸른 곰솔 숲이 시원한 그늘이 되어준다. 시원한 해풍을 맞으며 산책만 해도 좋은 이곳. 파도와 바람이 좋아 서핑과 같은 해양 레포츠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니 물놀이와 함께 즐겨봐도 좋겠다.
낮에 물놀이로 더위를 식혔다면, 밤에는 야경으로 낭만을 충전해보자. 날이 어스름해지면 진하해수욕장 곳곳에 오색 불빛이 켜지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곳은 ‘명선도’다. 신비의 아바타 섬이라 불리는 곳. 바닷길을 건너야만 닿을 수 있기에 더욱 특별한 명소다.
소나무로 덮인 작은 섬, 명선도. 붉은 태양과 검은 해송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장관이라 간절곶과 함께 일출 명소로 꼽히기도 한다. 본래 명선도는 물이 빠지는 썰물 때만 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진입로에 설치된 요트계류시설을 건너 언제든지 오갈 수 있다.
명선도의 밤. 마법 가루를 뿌린 듯 초록빛, 보랏빛 파도가 철썩이는 백사장을 지나 섬에 들어간다. 입구를 지난 지 5분도 안 되어 나타난 신비의 숲.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풍경이지만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물줄기에 시원해지기도 하고, 나무 사이를 오가는 사슴에 놀라기도 한다.
20분이면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한 규모지만, 볼거리는 절대 아담하지 않은 이곳. 시원한 바닷바람에 한여름의 열대야 걱정도 없으니 더욱 좋다. 해가 늦게 지는 여름에는 저녁 7시 30분부터 입장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눈을 돌리면 어디나 피서지인 울산. 어느 날엔 바다에서, 어느 날엔 산에서 한 김 식힐 수 있으니 참 좋다. 그러니 올여름엔 아름다운 나의 도시에서,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해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