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월산 자락의 고지대에 자리한 중구 성안동은, 울산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 맛집이다. 어느 곳에서 걷든 결국엔 도심의 전경과 맞닥뜨리는 이곳. 낮에도 아름답지만은 밤이 되면 달빛을 받아 아름다움이 배가 된다. 최근에는 달빛누리길이 겨울밤의 낭만을 더하고 있다는데, 성안동의 밤으로 지금 함께 들어가 보자.
지난 11월 만들어진 성안동의 새로운 야경 명소, 성안1길을 따라 조성된 ‘달빛을 품은 야경누리길(이하 달빛누리길)’이다. 울산경찰청부터 스타벅스 성안점까지 약 1.8km에 걸쳐 이어지는 야간 경관길. 무지갯빛 조명으로 불 밝힌 산책로에는 도심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부터, 보름달, 감성 글귀 등으로 채워진 포토존까지 볼거리가 풍성하다.
달빛누리길을 확실하게 누리려면 전망대와 포토존을 모두 들러봐야 한다. 스타벅스 성안점에서 출발한다면, 순서대로 천국의계단 전망대, 감성글귀 포토존, 보름달 포토존, 마지막으로 달빛누리길 포토존을 만난다. 천국의계단 전망대는 울산 시가지와 울산대교의 야경을 모두 만끽할 수 있는 명당. 참고로 계단이 꽤 가파르니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자.
천국의계단 전망대를 지나면 두 곳의 감성글귀 포토존이 등장한다. 포토존 뒤로는 도시의 불빛이 반짝반짝. 이곳에서 놓쳐선 안 되는 사진 명소이니, 꼭 인생 사진을 남겨보기를. 감성글귀 포토존을 지나면 보름달 포토존에 닿기까지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야경이 아름다워 천천히 걷게 되는 길. 반딧불 존과 같은 테마 길도 있으니 지루할 틈이 없다.
반딧불 존을 지나면 머지않아 보름달 포토존에 도착한다. 보름달 포토존에는 특별한 의자가 있는데, 바로 구름별 조명 의자다. 멀리서 보면 그저 구름과 별 모양의 의자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하나둘 색색의 조명으로 변신한다.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인기 만점인 이곳. 구름별 의자에 모두 불이 들어왔을 때 사진을 남겨보는 것도 나름의 쏠쏠한 재미다.
달빛 기행의 종착지는 달빛누리길 포토존이다. 여기에서 산책을 끝내기 아쉽다면 성안동을 대표하는 야경 명소인 ‘함월루’까지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달을 품은 누각이라는 이름답게 함월루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예술 그 자체. 울산경찰청 후문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하니, 겨울밤 낭만 산책을 마무리하기에 제격이다.
길 위의 낭만. 올 연말은 달빛 따라 걸으며 한 해를 잘 떠나보내면 어떨까. 사흘이 채 남지 않은 2023년. 이별의 아쉬움은 뒤로하고, 설렘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기를. 잘가 2023년, 그리고 반가워 2024년!